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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미국진출 가이드 (5) - 이사회 운영

2020. 10. 13.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하였다면 이사들을 선출하고 이사회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사회란 주식회사에 있어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결정하는 기관으로서, 이 회의체는 특히 스타트업과 같은 초기 소규모 기업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이사들(Directors)은 기본적으로 회사와 주주들에 대하여 선관주의의무 내지 신의성실의무(Fiduciary Duty)를 부담하게 되는데, 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에는 이사 개인들에게 법적인 책임이 따를 수 있다. 또한 이해상충(Conflicts of Interest)을 회피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며 항상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해야 한다. 따라서 이사들이 주어진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으면 이사회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어렵고, 이사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그 회사 전체가 위태로워 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 갓 진출한 대부분의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자들로만 또는 창업자들 중 일부로만 이사회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대부분의 행위를 창업자들끼리 다 같이 서면에 사인을 하는 것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인을 한 창업자들 중 일부는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인지, 여기에 사인을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사인을 함으로써 내가 떠안게 되는 책임이 무엇인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지 않은 채로 대표가 혹은 경영을 담당하는 창업멤버가 하자고 하니까 그냥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들이라면 당연히 이사들을 소집하여 정식으로 이사회 회의체를 열고 안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토론을 거친 뒤 의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특히 VC 투자를 받은 이후에는 이사회가 창업자들이 선임한 보통주 이사와 투자자들이 선임한 우선주 이사, 때때로 독립된 제3의 이사까지 복합적으로 구성되기도 하는데, 이 때 정식으로 이사회의 일정과 절차 등을 채택하여 두지 않으면 상호 견제와 의사교착상태에 빠져 식물 이사회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하여 반드시 염두하여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항상 급하게 이사회를 소집하여 급하게 안건을 처리하려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 이사회는 단순 거수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사들이 이사회 소집 전에 안건들에 대하여 최소 1주일 이상 충분히 자료를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물론 법문상으로는 일정 기간 전에 소집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긴 하나 비상장(특히 스타트업) 회사들의 경우에는 잘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이사들이 시간에 쫓겨 이사회 회의장으로 들어서면서 안건에 대한 자료를 받아보고 그 자리에서 5~10분 정도 읽어보고 의결을 하는 잘못된 관행은 불충분한 정보에 기인한 잘못된 경영판단을 야기하고 추후 이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에 있어서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사회의 심의와 결정 사항에 대하여 자세하고 정확히 문서화 해 두어야 한다. 이사회 회의가 단순히 이사들의 친목도모 시간처럼 쓰여서는 안된다. 간혹 이사들끼리는 회의실에 모여서 커피 한잔 마시고 나와서 직원에게 결론만 얘기하면서 요식행위처럼 회의록을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경우가 있다. 서기가 배석하여 정확한 회의록을 작성하고, 회의 중에 나온 각 이사들의 발언들과 찬반에 대한 토론 내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이러한 기록이 없다면 이사들이 신의성실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는지 입증할 근거가 없으며, 나중에 회사 입장에서도 이사들에게 포괄적이고 완전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였는지에 대한 부분을 입증하기 어렵다.
 

 
이사회 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직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느 정도 조직이 제대로 갖춘 회사들은 좀 낫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이사회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이 없이, 어떨 때는 경영지원부서가 또 어떨 때는 법무부서나 재경부서가 하는 등 서로 업무를 떠넘기거나 마지 못해 하는 경우들이 많다. 사실 본 업무도 바쁜데 이사회 관리 업무 자체가 부수적으로 하는 업무라는 생각이 드니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이사회는 회사 운영에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관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 업무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지식이 있는 직원이 전담하여 관리하는 것이 적절한 절차에 따른 통지와 회의체 운영, 사후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필요하면 사내변호사나 외부의 변호사로부터 이사회 소집과 진행 절차 등에 대하여 적절히 도움을 받으면서 운영할 것을 권한다.